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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배경 영화<앙:단팥 인생 이야기>키키 키린의 편지같은 영화 줄거리

멋지오 2024. 4. 19.

 

<앙:단팥 인생 이야기>줄거리

센타로(나가세 마사토시)는 작은 도라야키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센타로는 웃음기 없는 무뚝뚝한 얼굴과 매너를 지녔고 도라야키보다는 술을 더 좋아하며 심지어 단맛을 싫어해서 도라야키를 하나 다 먹어본 적도 없다는 말없는 성격의 중년 남성입니다. 벚꽃이 찬란한 어느 날 그의 가게에 76세의 할머니 도쿠에(키키 키린)가 찾아와 아르바이트를 하길 원하지만 너무 연로한 이유로 거절합니다. 도쿠에는 직접 만들었다며 단팥을 건네고 돌아갔고 센타로는 기대 없이 먹어봤다가 너무 맛있어 충격을 받습니다. 

가게를 다시 찾아온 도쿠에는 바로 채용되었고 손가락에 장애가 있다고 말했지만 단팥맛이 너무 훌륭했기 때문에 그런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업소용 단팥을 사용하던 센타로는 50년 단팥장인 도쿠에에게 새벽부터 오전 내내 단팥소 만들기를 배우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간단하게 전화로 단팥을 주문해 사용하던 센타로에게 단팥소 만들기는 난생처음 해보는 생소하고 힘들고 시간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지만 그 결과는 대단했습니다. 주 고객층인 여중생들이 단번에 맛의 변화를 알아차리고 감탄을 해주니 무뚝뚝함의 대명사였던 센타로의 입가에도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특별할 것 없던 이 작은 가게가 슬슬 입소문이 나더니 가게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손님들이 줄을 서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던 중 도쿠에의 불편했던 손가락이 그냥 장애가 아니었음이 밝혀지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예전보다 더 손님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도쿠에는 이 모든 게 본인의 비밀 때문임을 직감하고 스스로 가게를 떠납니다. 

도쿠에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운 센타로와 소문의 근원이 본인이라서 죄스러운 단골 여중생 와카나는 함께 도쿠에가 있는 나환자 격리시설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다시 만난 도쿠에로부터 한평생을 시설에서 살아온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추후 그곳을 다시 찾았지만 도쿠에는 이미 이 세상에 없었고 목소리가 녹음된 편지를 남겼습니다. 술독에 빠져 희망 없이 살던 센타로는 도쿠에 가 남긴 마지막 편지의 메시지대로 다시 한번 딛고 일어나 생전에 도쿠에 가 그토록 사랑하던 눈부신 벚꽃나무 아래에서 노점으로 도라야키 장사를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고 키키 키린의 편지같은 영화

도라야키 가게 사장 센타로는 웃음기 없는 얼굴에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성격입니다. 무언가 사정이 있어 보이는 인물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폭력으로 수감생활을 했었고 그 때문에 어머니 임종도 지키지 못했던 가슴 아픈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인물이 도쿠에 할머니였습니다. 도쿠에는 돌아가시기 전 목소리 편지를 남겼는데 그 내용이 마치 영화 속 센타로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처럼 느껴집니다.

" 우리는 이 세상을 보기 위해서 세상을 듣기 위해서 태어났어. 그러므로 특별한 무언가가 되지 못해도 우리는, 우리 각자는 살아갈 의미가 있는 존재야."

영화속에서 도쿠에는 자연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 자연과 대화를 합니다.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릴 때에도 나에게 손 흔들어 인사하는 것처럼 느끼며 다정하게 말을 거는 인물입니다. 본인이 나병환자였고 그 때문에 평생을 세상과 격리되어 시설에서 살아왔어도 사소할 수 있는 자연에 감사하고 꽃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바로 그 모습이 센타로의 차갑고 딱딱한 가슴 한편을 따뜻하게 해 줌과 동시에 도쿠에를 소문에서 지키지 못해 괴롭게 만들었지만 주저앉을뻔한 센타로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동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도쿠에 역할의 키키 키린 배우는 지금 고인이 되어 더 이상 볼 수 없습니다. 일본의 국민 엄마, 국민 할머니인 고 키키 키린배우는 한쪽눈은 실명에 유방암으로 고생스러운 투병을 10년째 이어오다 돌아가신 분입니다. 그 때문인지 영화 속에서 센타로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영화를 넘어서 마치 우리에게 보내는 뭉클한 편지처럼 느껴집니다.

 

벚꽃 배경 영화

이 영화의 주요 중심인물은 센타로와 도쿠에 그리고 여중생 와카나 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팥'과 '벚꽃'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도라야키는 밀가루 반죽을 동글 납작하게 구워 그 사이에 팥소를 넣은 일본 과자로 도라야키의 생명은 단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쿠에의 팥소를 만드는 과정은 정성껏 음식을 만든다는 개념 이상입니다. 

도쿠에는 팥을 극진히 모셔야 한다고 말합니다. 밭에서 여기까지 힘들게 와주었기 때문입니다. 도쿠에는 팥에게 말을 걸고 팥의 이야기를 듣고 팥을 배려하며 기다려 줍니다. 영화에서 그 과정을 보고 있자면 단계와 단계가 계속 이어지며 인내와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저런 마음으로 만든 도라야키는 맛이 없을 수가 없겠다는 감탄을 자아내며 과연 도쿠에 가 아닌 그 누가 저렇게 정성스러운 팥소를 만들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 속 팥소 만드는 장면은 꽤 길지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도쿠에가 특히 사랑했던 벚꽃은 영화에서 정말 아름답게 출연합니다. 도쿠에 가 첫 등장하던 배경도 찬란한 벚꽃 배경이었습니다.  도쿠에는 그토록 사랑했던 벚꽃나무 아래에 묻히게 되었고 영화의 마지막에서도 아름다운 벚꽃이 찬란합니다. '벚꽃'하면 떠오를 대표 영화로 손색없습니다. 

이 영화의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칸 영화제가 사랑하는 감독으로 그녀의 작품들 중 이 영화가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꽃과 팥뿐만 아니라 자연을 담는 영상미가 일품으로 들려오는 소리에도 귀기울여가며 영화에 집중하게 됩니다.  

지나간 시간은 결코 되돌릴 수 없기에 더없이 애틋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아직 남은 시간이 있으니 도쿠에가 세상을 바라봤던 마음처럼 매일 새로운 세상을 열심히 보고 듣고 느끼고 감탄하는 정서를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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