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뉴욕에서 티모시 샬라메의 긴 하루를 동행하는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
홍상수 감독의 영화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추천합니다.
한국의 홍상수 감독과 비슷한 면이 있는 우디 앨런 감독의 작품입니다. 두 감독 모두 종류는 다르지만 감독 개인사에 관한 거대한 스캔들이 있어 많은 안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 스타일을 추구하는 점, 작품 내용면에서도 아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우선 영화 속에서 앞뒤 서사 없이 바로 상황 속으로 훅 들어가는 설정이 비슷합니다.
결혼을 앞둔 형의 집에 오랜만에 방문 했는데 배우자의 웃음소리가 너무 거슬려 결혼 자체를 고민하는 형의 웃지 못할 설정이라던가 처음 만난 영화 각본가와 동행할 일이 생겼는데 하필 그의 아내가 외도하는 기막힌 현장을 발견한다던가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의 영화에 엑스트라로 떠밀려 출연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키스신을 찍어야 되는 상황들 모두 느닷없이 생긴 영화 속 돌발 상황들입니다.
일상생활을 살다 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 이긴 하지만 영화는 서사와 상관없는 개연성 없는 장면은 굳이 넣지 않는 게 일반적인데 이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처럼 툭툭 웃지 못할 장면이 연속됩니다.
저는 일상적인 삶을 보여주는 독립영화 스타일을 좋아해서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지만 일관적인 서사와 볼거리가 만족되는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시간 아깝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투박함을 빼고 낭만과 분위기를 가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티모시 샬라메의 팬이라면 그의 아름다운 얼굴과 노래를 감상할 수 있기에 영화 스토리와는 별개로 대만족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아름다운 두 남녀의 흥미진진한 환승연애 관찰하기
개츠비는(티모시 샬라메) 여자친구 애슐리를(엘르 패닝) 많이 사랑합니다. 뉴욕에서 둘만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애슐리는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약속도 모두 취소하고 연락 두절에 자세한 설명도 없이 하루종일 남자친구를 기다리게 합니다.
애슐리의 상황을 이해는 합니다. 평생에 한번 볼까 말까 한 유명 영화감독을 단독으로 취재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 말입니다. 영화 각본가 라든가 스타 영화배우까지 평소 로망이었던 영화계 유명 인사들을 줄줄이 만날 기회가 생긴 데다가 그 모두가 애슐리에게 호감을 보입니다. 지금 남자친구를 만나는 게 눈에 들어올 리 없습니다.
그렇지만 기다리고 있는 남자친구를 생각해서 상황 설명과 이해해 달라는 부탁을 했어야 했습니다.
개츠비는 종일 여자친구를 기다리며 그 어느 때 보다도 긴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계속 여자친구를 생각하며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환승연애에 성공한 건 개츠비입니다.
애슐리는 화려한 영화계 사람들을 종일 토록 만났지만 모두 허황된 말들과 실속 없는 유혹뿐이었습니다.
개츠비는 예전 여자친구 동생인 챈을 우연히 만나 장소를 바꿔가며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선입견도 없어지고 대화다운 대화도 해보며 점차 통하는 점을 발견해 나가고 급기야는 애슐리를 보내고 챈에게 달려갑니다.
남의 연애사를 지켜보는 일은 재미있습니다. TV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을 보듯이 젊고 아름다운 청춘 남녀들의 흥미로운 하루를 지켜보며 다양한 감정들을 발견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재즈가 흐르는 비 오는 날의 뉴욕을 간접경험 하다
비, 재즈, 낭만, 뉴욕
너무도 매력적인 조합입니다. 절대 지나칠 수 없는 감성입니다.
일상과 밀접한 장소인 집, 레스토랑, 전시관, 공원, 바에서 모두 잔잔히 재즈 음악이 흐릅니다. 더군다나 티모시 샬라메가 노래도 부르고 피아노 연주도 합니다. 그리고 창밖에서는 줄기차게 비가 내립니다. 잔잔한 비도 아니고 내내 꽤 많이 옵니다.
언제 올지 모르는 여자친구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야 하는 티모시 샬라메를 따라서 이곳저곳 뉴욕의 곳곳을 구경하러 다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내용에 있어 큰 대서사와 운명의 소용돌이는 없습니다. 일상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잔잔한 에피소드들이 계속됩니다.
그토록 기다렸고 애태웠던 애슐리에게 점점 실망하고 마음이 조금씩 변하고 대신에 다른 누군가가 자꾸 떠오르는 일련의 감정들을 깊숙이 이해하며 따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애슐리가 만나본 유명인사들의 뻔한 수작, 별다를 것 없는 유혹등 그들의 세계도 대단할 것 없어 보입니다. 애인이 있지만 유혹에 흔들리는 애슐리의 적나라한 심리를 지켜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습니다.
뉴욕에 로망이 있는 감성쟁이라면 와인 한잔 따라놓고 비오는날 감상하시길 강력히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뉴욕에 대한 환상이 더욱 강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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