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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영화의 대표<카모메 식당> 줄거리 같이 보면 좋을 책

멋지오 2024. 3. 1.

 

<카모메 식당>줄거리

이 영화의 배경은 핀란드 헬싱키입니다. 일본 영화인데 장소는 일본 배경이 아니어서 더욱 이국적인 느낌의 영화입니다.

주인공 사치에(고바야시 사토미)는 식당을 운영 중인데 손님이 없습니다.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중 일본문화를 사랑하는 일본에니메이션 덕후 토미가 방문합니다. 토미는 '갓챠맨'의 노래가사를 알고 싶어 하지만 사치에는 도통 생각이 나지 않아 못 알려주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일본인으로 보이는 관광객 미도리(카타기리 하이리)를 마주치게 된 사치에는 엉뚱하게도 '갓챠맨'의 노래가사를 물어보는데 미도리는 또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인연이 되어 사치에는 본인집에 미도리를 머무를 수 있게 해 주고 고마운 마음에 미도리는 사치에의 식당에서 무급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됩니다. 유일한 손님 토미에게 드디어 '갓챠맨'가사를 알려준 후 드나드는 사람이 없던 사치에의 식당에는 토미와 미도리 두 사람이 매일 방문하게 됩니다.

역시 사람이 있는곳에 사람이 모이는 것일까요. 관심은 있지만 선뜻 들어오지 못하던 손님들도 들어오고 또 다양한 사연을 지닌 사람들도 방문하게 되면서 사치에의 식당은 점차 사람들의 온기로 채워지게 됩니다. 그사이 공항에서 짐을 잃어버려 잠시 머물게 된 일본인 마사코(모타이 마사코)도 식당의 스태프로 잠시 일을 돕게 되면서 사치에의 식당은 처음의 모습과 다르게 제법 손님으로 북적이는 공간이 되어갑니다. 

 

힐링 영화의 대표

이 작품은 저의 일본영화 입문작입니다. 이 영화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이후에 일본영화, 드라마를 연이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일본 힐링영화의 대명사로 작품전개가 빠르지 않고 큰 갈등이 없고 악역이 없습니다. 단순하기만한 줄거리에 빠져들 수 있는 이유는 일상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카메라 앵글, 우리 주변인물을 보는 것 같은 외모의 출연자들, 이질감 없는 내용 때문입니다. 영화 투자자의 돈이 많이 들어간듯한 스케일, 눈을 뗄 수 없는 빠른 속도의 영화 전개, 주변에서 전혀 볼 수 없는 빼어난 외모의 배우들, 트렌드를 반영한 스타일리시한 영화들이 피곤할 수도 있다는 걸 일깨워준 작품입니다. 일단 감상하는 내내 눈과 뇌가 편안합니다. 연출이 투박하고 개연성 없어 보이는 장면 몇 개가 불쑥 튀어나오기도 하는데 불쾌하지 않습니다. 이미 영화가 사랑스럽기 때문입니다. 

피식 웃게 만드는 이 영화 특유의 유머 요소들도 곳곳에 있습니다. 능청스러운 카타기리 하이리의 생활연기가 유머러스하게 돋보입니다. 

저는 아주 오랜기간 동안 혼자 꿋꿋하게 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주위에 사람이 없었고 외로웠지만 혼자서도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었고 충분히 살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용기를 내어 사람들에게 다가가볼 계기가 있었는데 확실히 사람이 곁에 있고 사람들 속에 있을 때 삶이 풍성해지더군요. 영화 속 사치에도 혼자 꿋꿋하게 식당문을 열고 손님을 충분히 맞을 준비가 되어있었지만 손님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한 명 두 명 식당을 찾는 사람이 생기니 비로소 자석처럼 사람들을 끌어당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화 후반부 정신없이 주방에서 일을 하던 사치에가 문득 식당전체를 바라보는 장면이 있는데 맛있게 음식을 먹고 있는 손님들로 북적이는 식당홀을 비추는 카메라를 따라 영화를 감상하고 있는 나도 미소를 짓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이 힐링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같이 보면 좋을 책

영화속에서 미도리는 사치에에게 묻습니다. 어째서 처음 본 자신을 받아들였냐고. 

사치에의 대답은 갓챠맨의 노래를 아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다고 말합니다. 마치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죠.

복잡한 세상과 사건 사고속에서 마치 법 없이도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영화 속 인물들을 보다 보면 진짜 저런 사람들로만 이세상이 구성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것이야 말로 비현실적인 로망 일 것입니다. 

바로 그 로망이 이 영화 속에서 펼쳐지니 힐링이라고 하는것일 테고 말입니다.

식당이 주 배경으로 음식이나 커피도 등장하지만 사람이 주제인 영화입니다. 상대방의 나이나 직업, 출신에 대한 정보는 전혀 나오지 않고 오직 인간대 인간으로서의 관계와 그 속에서 피어오르는 유대감, 이타심, 온정으로 가득 찬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원작 소설이 있습니다. 무레 요코의 동명 소설이고 영화에서는 등장인물들의 배경 서사가 없지만 소설에서는 알수 있다고 하니 인물들의 과거사가 궁금하다면 읽어볼 만하겠습니다.. 또 미도리역의 카타기리 하이리가 이 영화를 촬영할 당시 핀란드를 경험하며 쓴 에세이 <나의 핀란드 여행>이라는 책도 있습니다.  영화에서도 감초처럼 극의 재미와 생동감을 불어넣는 역할이었는데 글도 유머 있고 센스 넘치게 쓰여 술술 잘 읽힌다고 합니다. 검색해 보니 평도 좋고 핀란드 여행 충동이 든다고 합니다.  영화를 더 깊이 만끽해보고 싶다면 책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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