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저예산 영화 <화차> 화려한 출연진 줄거리
<화차>줄거리(스포일러 있음)
사랑하는 두 남녀 주인공은 결혼을 앞둔 사이로 남자 주인공 문호(고 이선균 님)의 본가에 인사를 드리러 가는 중이었습니다. 그러다 들린 휴게소에서 여자 주인공 선영(김민희 님)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게 됩니다. 이 영화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사라진 약혼녀를 찾아가는 긴 여정을 다룬 미스터리 드라마 스타일의 영화입니다.
갑자기 벌어진 황당한 일에 갈피를 잡지 못하던 문호는 전직형사 사촌형 종근에게 약혼녀를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게되고 단순 실종사건이 아님을 직감한 종근도 호기심을 느껴 적극 돕게 됩니다.
알고 보니 약혼녀의 정체는 따로 있었습니다. 문호가 알던 선영은 남의 신분이었고 진짜 약혼녀의 이름은 차경선.
경선은 어머니는 사망하고 실종된 아버지의 빚에 쫓기던 가련한 여인이었습니다. 감당 안 되는 아버지의 빚 때문에 사람답게 살 수 없었던 경선은 다른 신분이 필요했고 가족도 친구도 없는 강선영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살해한 후 강선영의 이름으로 신분을 위조하여 살던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다 사랑하는 남자 문호를 만나 예비 시부모를 만나러 가던중 진짜 강선영이 과거 개인파산 이력이 있는 신용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어 급작스럽게 사라져 버린 것이었습니다.
경선은 아버지의 빚으로 사채업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살던 인물이었기에 빚이 없고 신용이 깨끗한 새로운 신분이 필요했고 이젠 모든상황을 파악하고 경선을 쫓던 문호와 대면하게 됩니다.
충격적인 과거를 갖고있지만 사랑했고 그토록 찾고 싶었던 여인 경선과 마주한 문호는 원망스러운 마음도 확인하고 싶은 사실도 사랑했던 마음도 모두 뒤로한 채 그녀를 놓아줍니다.
성공한 저예산 영화
이 영화는 변영주 감독의 저예산 영화로 꽤 성공한 영화입니다. 백상예술 대상의 감독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작품성도 좋고 무엇보다 김민희라는 배우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준 영화로 손꼽힙니다.
김민희 배우는 뛰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묘한 매력을 풍기는 독보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이 영화 이전에도 드라마, 영화등에 꾸준히 출연했지만 연기력으로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지는 못했었습니다. 그러다 이 영화에서 확연히 달라진 연기력으로 모두의 주목을 끄는 데 성공했고 배우로서의 훌륭한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저는 김민희 배우의 두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한 장면은 사채업자들에게 잡혀갔다가 탈출을 했는지 택시비도 없이 택시 안에 있던 너무 가여운 모습입니다. 그간의 고초를 말해주는 듯한 허망하게 흔들리던 눈빛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 한 장면은 그토록 찾던 경선을 문호가 맞닥뜨리던 용산역씬 입니다. "나 사람 아니야. 나 쓰레기야." 너무 가슴 아픈 대사를 하던 차경선의 자조 섞인 외로운 눈빛은 이 영화의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게된 계기는 포털사이트에서 이 영화를 소개하는 문장 중에 ' 가족도 친구도 없는 여인'이라는 문장을 읽고 호기심이 생겨서 보게 되었는데 역시 또 외로움이라는 코드가 관통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외로움, 쓸쓸함, 공허함을 풍기는 영화에 상당히 매력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일본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지만 영화적인 연출도 손색없었고 스토리 구성과 끌고 나가는 힘도 좋았던 작품입니다. 변영주 감독의 또다른 작품도 기대되지만 아직 이 영화 이후의 작품은 없습니다.
화려한 출연진
이 영화의 출연진은 정말 화려합니다. 진선규님, 이희준 님, 김민재 님, 박해준 님이 단역으로 나옵니다. 이분들은 영화가 개봉되었을 그 당시에는 유명배우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너무도 유명한 배우들로 성장하셨습니다.
변영주 감독님은 얼굴은 익숙하지 않은데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필요했고 주연인 이선균배우가 가능성은 충분한데 출연 기회를 못 잡고 있는 후배들을 소개해 주었다고 합니다.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한 그때의 무명 배우분들이 지금은 모두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유명 배우들이 되었다니 참 훈훈한 일화입니다.
그리고 또 한분 지금 한창 드라마에서 역대급 악역 연기를 보여주며 인기 급상승하고 계신 송하윤님 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문호의 동물병원 간호사로 출연하셨습니다. 지금보다는 약간 더 귀여운 모습이 새로워 보입니다.
이 영화는 확실히 배우들에게나 감독자신에게도 큰 변화와 성공 가능성을 준 작품인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하나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용산역 장면에서 두 남녀주인공의 대사가 좀 아쉽습니다. 연기도 연출도 모두 다 좋았는데 대사가 좀 진부했다고 할까. 문호가 날 사랑하긴 했냐고 묻지 말고 뭘 확인하려고 하지 말고 그 순간에는 그저 사랑했던 가여운 여인으로 바라봐주는 대사를 했으면 어떨까 싶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영화가 끝으로 휘몰아치다가 쓸데없이 많은 대사로 여운이 좀 흐려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이건 일부분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더 이상 화면에서 볼 수 없는 고 이선균 배우님을 추모하며 변영주 감독님의 다음 작품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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